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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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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河슬라 2008. 10. 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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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펀이 요란하게 울린다.
친정 엄니다.

 

 엄니 : "야야~~ 이번 일요일 집에 올라와서 김장 해 가라."


  딸   : "에잉? 안되는데. 나 서울 가야 하는데.."


엄니 : "그럼 어떡하냐..밭에 배추가 다 못쓰게 돼가는데.."


 딸   :"그래도 안돼, 나 서울 가야 한다구."


엄니 : "서울엔 담주에 가면되지 담주에  인천 수정이네 용준이 돌잔치 한다    는데 그때 가면 되지"


 딸  : "에잉?  20일이 돌날이구먼  뭐이 그리 빨리 한다요?"


엄니 : "몰라 그때 한댄다. 그땐 우리가 다 인천가니 너 김치 할수도 없지 않냐."


딸  : "어차피 난 담주 안돼, 담주는 철원으로 출장 가야 하거든"


엄니 : "에이~ 참 배추보니 속상해 죽겠네."


딸 : "할수 없지뭐, 세째주 쯤에나 해야 하니 그냥 배추 망가지거나 말거나  냅 둬요. 망가지면 사서 하면 되지뭐~"

 

 

엄니 : 세째네는 처가에서 배추 가지고 온다고 여기꺼 안가지고 간대는데.."


 

 

마당앞 텃밭에 올해는 친정엄니가 모처럼 올 김장을 준비하기 위해
무랑 배추랑 파, 갓, 심어놓고 가끔씩 친정 들르면 내 손을 끌고 가서

잘 자라는 채소들을 자랑하며 흐뭇해 하셨는데  정작 다들 시큰둥 하니

엄청 속상 하시나 보다.  아니 당연히 속상하지겠지.

그래도 어쩌나.

이미 스케줄이 그리 되어 있는걸.

 

"엄니요, 미안하요, 엄마가 애써 농사 지어 놓으면 한달음에 달려가

고맙다고 , 고마워 하며 받아와야 하는건데..."

 

친정엄마는 그렇다.

항상 뭔가를 주고 싶고 궁금하고 보고싶고......

난 그런 마음은 참 부족하다..그래서 아예 삼신할머니가 딸은 안주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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