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초
연간 교육계획서가 발표된 그날 부터 난 투덜거렸어.
'전교생 오대산 비로봉 극기 훈련.'
1학년 꼬맹이들을 포함 500명이 넘는 그곳을 극기훈련이라 시도하는건 무리라고.
사실은 내가 걷기 싫어서, 등산하기 싫어서 떠벌린 나의 투덜거림이었어.
1-3학년은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
4-6학년은 상원사에서 비로봉 정상까지.
그러나 어쩌랴..
운영위원회도 통과된 사항이라 계획대로 시행되었던 6월 5일.
시작은 좋았어. 아주아주
출발 전에 학년 단체 사진을 찍고 ....
얘들아 너무 빨리 가면 안돼 천천히~
잠깐 휴식시간에 발끝에 와서 뭔가를 달라고 애처로이 쳐다보는
다람쥐님~~.
과자 부스러기 던져주니 저렇게 정중한 자세로...
눈알엔 광채까지~~
마지막 정상쯤에서 난 도저히 못가못가~.
저 계단을 또 올라가야만 한다고?
애시당초 시작부터 힘들다며 배시대며 안가려던 녀석들 까지도
어느새 후다닥 정상까지 올라 갔는데
정작 뒤에서 큰소리 치며 아이들을 후달구며 몰이를 하던 난
4,5,6 세개 학년 300여명 중 유일한 낙오자였던 하루.
이쁘기도 하지.
대견하기도 하지.
한번씩 안아주고 칭찬해 주었다.
"그래 그런 마음이면 너희들은 무엇이든 할수 있다고.."